2004.01.08 ~ 2004.02.29
화수목금 7시30분, 토 4시30분·7시30분, 일 4시30분, 월 쉼
90분
황석영
김석만
강신일, 이대연, 박남희, 김중기, 서정연
극단 연우무대, 극단 동숭아트센터, 문화창작집단 수다
투명한 양심의 소유자가 “인생” 혹은 “시대”를 살아나가기란 어떠한가?
6.25 전쟁이 시작되기 전 김일성 대학 의학부 교수로 재직하던 한영덕은 전쟁이 발발하자 중앙인민병원 특병동에서 근무하게 된다. 의술의 효용가치에 대해 당과 심한 의견대립을 보이던 한영덕은 그의 친구 서학준의 도피를 방조했다는 죄목으로 사형이 선고되지만 인민군의 실수로 기적처럼 살아나 단신으로 월남한다. 이후 한영덕은 이남에서 군의관으로 복무하는 친구 서학준을 통해 월남하여 살고 있는 여동생 한영숙을 극적으로 만난다. 그리고 그녀의 집에 얹혀 살면서 무면허 의사 박家와 내키지 않는 동업을 시작한다. 그러나 박家의 실수로 낙태수술 중 환자가 죽자 이에 회의를 느껴 부산으로 직장을 옮기고 윤미경과 결혼한다. 그러던 중 박家의 모함으로 수사 기관에 체포되어 모진 고문 끝에 실형을 선고 받은 한영덕은 출옥한 뒤 자신의 암울했던 기억에서 탈피하고자 가족을 버리고 집을 나가게 된다. 그리고 장의사로 염을 보는 일을 하며 그 파란만장한 생을 마친다.
한영덕 역 강신일
[주요작품]
연극
<칠수와 만수> <변방에 우짖는 새> <4월9일> <늙은 도둑이야기> <도마의 증언> <덕혜옹주> <얼굴 뒤의 얼굴> <김치국씨 환장하다> <나운규> <멍추같은 영감> <파우스트> 록뮤지컬<모스키토> <날보러와요> 모노드라마 <진술> 외 다수
영화
<이재수의 난> <공공의 적> <광복절 특사> <청풍명월> <천년호> <실미도>
[수상내역]
1995년 서울 연극제 초청 현대 연극상 연기상
1998년 서울 국제 연극제 연기상
1998년 좋은 연극만들기 협의회 BEST 5 연기상
제36회 동아연극상 연기상
제10회 춘사 영화제 남우 조연상
서학준 역 이대연
[주요작품]
연극
<비언소> <돼지사냥> <날 보러 와요>
영화
<내일로 흐르는 강> <낙타(들)>
[수상내역]
1996년 백상예술대상 신인상 수상
박家 역 김중기
[주요작품]
연극
<만행, 크로스 퍼즐리안> <파우스트> <아가멤논가의 비극2003> 외 다수
영화
<시간은 오래 지속된다> <북경반점> <연풍연가> <둘 하나 섹스> <정글쥬스> <일단 뛰어> <선택> <해피 에로크리스마스>
한영숙 역 박남희
[주요작품]
연극
<날 보러 와요> <김치국씨 환장하다> <꽃마차는 달려간다> <새들도 세상을 뜨는구나> <405호 아줌마는 착하시다> <청산에 나빌레라> <마지막 손짓> 외 다수
한혜자 역 서정연
[주요작품]
연극
<민중의 적> <피는 나지만 죽지 않는다> <연어는 바다를 그리워하지 않는다> <내가 죽은 이유> <숭아숭아 원숭아> <사물의 왕국> <싸이코스> <웰컴 투 베비장 하우스>
원작_ 황석영
역사적인 현장의 경험을 바탕으로 주변인의 신음에 귀를 기울이는 작가 (중제목)
역사의 현장에 작가가 있었다는 것은 작가나 역사 모두에게 행운이다. 그는 1960년대에는 베트남전에 참전하였고 1970~80년대에는 광주 민주화 운동을 전개하였으며, 1989년에는 북한을 방문하였다. 이후 귀국하지 못하고 독일에 체류하던 중 1990년대 중반, 독일이 통일되는 과정을 직접 목격하기도 했다. 이러한 일련의 역사적 체험을 바탕으로 그는 자신의 작품을 만들었으며, 생생한 그의 리얼리즘은 바로 여기에 기인한다. 이처럼 다양한 역사적 사건들을 경험해서인지 그의 작품에는 공통되는 문학적 코드가 담겨 있다. 바로 주변인 혹은 버림받은 자들의 외침이 그것이다. 그의 작품의 주인공 들은 항상 권력에서 비켜 서있는 인물이며, 역사의 큰 톱니바퀴 밑에서 신음하고 있는 자들이다. 황석영은 그들의 신음을 작품에 고스란히 담아내고 있다.
[프로필]
1943년 만주 신경 출생
1962년 경복고교 재학 중 입석부근으로 <사상계> 신인문학상 수상
1970년 동국대학교 철학과 졸업, <조선일보>에 단편 『탑』, 희곡 <환영의 돛> 동시 당선
1989년 방북하여 귀국하지 못하고 베를린예술원 초청 작가로 독일에 체류
1993년 귀국 후 방북사건으로 7년 형 선고
1998년 사면 석방
2001년 『손님』으로 제9회 대산문학상 수상
[주요작품]
『장길산』 『오래된 정원』 『객지』 『삼포 가는 길』 『무기의 그늘』 『아우를 위하여』 『모랫말 아이들』 『손님』 『삼국지』 『심청』
각색∙연출_ 김석만
[프로필]
서울대학교 문리대학 지리학과 입학
미국캘리포니아 주립대학교(Berkeley) 연극학과 학사
미국 뉴욕대학교 (N.Y.U.) 공연학과 졸업(석사)
한국예술종합학교 연극원 연출과 교수
국제극예술협회(I.T.I) 한국본부 사무국장
극단 연우무대 대표
중앙대학교 교수
미국 캘리포니아 주립대학교 방문교수
[수상경력]
마스크 앤드 대거 상(캘리포니아 주립대학교)
대한민국 백상예술대상 신인 연출상
동아연극상 연출상
연극영화의 해 사랑의 연극잔치 최우수 각색상
연극영화의 해 최고 연극인상(단체) 수상
99 좋은 연출가상(국립극장)
[주요작품]
<한씨연대기> <꿈하늘> <최선생> <변방에 우짖는 새> <새들도 세상을 뜨는구나> <민중의 적> <하얀동그라미 이야기> <무의도 기행> <헤카베> <영원한 사랑 춘향이>
[연출의 글]
즐겁고 힘차게 준비할 것이다.
<한씨연대기> 초연 이후, 약 20년이 흘렀다. 무엇이 변했고 무엇이 변하지 않았을까…… 여기에 초연 때와 달리 재공연에서 다시 생각할 점들이 있을 듯 하다. 위기를 겪었더라도 세월이 흘러 돌아보면 피식 웃게 된다는 얘긴데, 이걸 우리의 공연에 적용해 본다면 어떨까. 흘러간 공연 양식과 내용을 보고 그저 웃게 만들 것 인가. 이 작품이 20년 전의 작품이 아니라 오늘의 공연이면 양식과 내용이 어떻게 전달될 것인가. 연출에게는 과거의 작품을 다시 공연하는 것이겠지만 연출과 원작자를 제외하고는 모두 처음 공연에 참가하는 분들이다. 이들의 참여가 이번 공연에서 가장 생명력 넘치는 요소로 작용할 것 같다.
그래, 이 세상에서 배울 게 없는 것은 아무 것도 없다.
이 공연에서도 여전히 브레히트는 유효하다. 그를 이해하는 가장 좋은 말은 다음의 표현이다. “마음은 따뜻하게, 그러나 머리는 냉철하게. warm heart but cold eye”라고. 이 공연 양식을 정하는데 여러 선배들의 도움을 받았다. 빠른 장면 전개는 셰익스피어로부터, 무대와 무대 밖의 유기적 연결은 체홉에게서, 장면 흐름의 구성은 판소리나 산조적 구조에서, 공연 전반적 양식은 브레히트로부터, 신체표현과 들리는 소리결은 길거리에서 펼쳐지고 있는 대중오락 수단들을 사용하던 장돌뱅이나 광대에게서 배웠다. 그래, 이 세상에서 배울 게 없는 것은 아무 것도 없다.
- 2003.10.23
* 86년 1월 경향신문(1).jpg)
* 91년 5월 중앙일보.jpg)
* 91년 6월 한겨레신문
*03년 12월 동아일보.jpg)
시대와 상황을 넘어선 한 인물의 삶의 연대기
1972년 <창작과 비평>지에 발표된 단편소설 <한씨 연대기>는 6.25 전쟁을 전후하여 분단된 남과 북에서 한 인간이 겪게 되는 희생의 기록이다. 따라서 이 작품에서는 분단 상황 자체에 대한 이야기 보다는 시대에 휘둘리는 주인공 한영덕의 인간성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시대 상황에 죄 없이 시달리는 고지식한 한 인간의 생애가 곧 분단 세대의 모습인 것이다. 그리고 이 모습이 <한씨연대기>의 한영덕으로 표상되었다.
지난 과거의 이야기라 하지 마라
<한씨연대기>의 ‘분단’이란 시대를 넘어 ‘나의 삶의 정체성’과 직결된 문제이다. 공연 된지 20년이 지난 지금도 우리의 삶은 형태만 달라졌을 뿐, 근본적인 부분은 변하지 않았다. 삶은 여전히 방향성의 문제를 고민하며, 믿음이 없는 가운데 불안만을 가중하고 있을 뿐이다. 이러한 현재 우리의 삶이 실향민과 무엇이 다르겠냐는 것이다. 가치와 신념을 잃고, 환경과 사회에 의해 한 인간으로서의 가치와 존재성의 위협을 받는 것. 현재의 자리가 나의 자리가 아닌 것 같은, 뿌리 없는 삶이 실향민과 같다는 것이다. <한씨연대기>는 이렇듯 시대와 상황을 넘어선 한 인간을 통해 가슴을 울리는 공감이 살아있는 작품이다.
[공연연보]
1984년 9월 7일~12일 문예회관 대극장, 제8회 대한민국연극제 참가작 (초연)
1985년 5월~1986년 2월 창무춤터, 신촌 연우소극장
1991년 5월 1일~6월 30일 혜화동 연우소극장
[수상내역]
1985년 제22회 동아연극상 작품상 수상
1986년 제2회 오영진 연극상 수상
1986년 제22회 백상예술대상 신인연출상(김석만), 신인연기상(문성근) 수상
1985년 평론가 5인이 뽑은 Best 5 선정